영화가 끝난 후 오랫동안 '기생충'이라는 제목을 알고 있던 가족들과 함께 캐릭터별 분석을 통해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나는 또한 누가 기생충이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발한 아이디어
창문사이로 길이 보이는 반지하 집에 살고 있는 기우네 가족이 보인다. 기우와 기정은 와이파이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헤매고 다닌다. 살기 위해 피자박스를 접어야 하지만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기우친구 민혁이가 집으로 찾아와서 자신이 하고 있는 영어과외를 맡아달라고 기우에게 제안한다. 기우는 고등학교 졸업생 이기는 했지만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민혁이는 이야기해 준다. 기우는 일 할 수 있으니 좋다고 생각한다. 기우의 면접을 위해서 기정이는 재학증명서를 위조하여 만들어 준다. 기정이는 미술을 전공하고 싶어 했던 기우의 동생이었다. 과외하는 모습을 직접보고 싶었던 저택의 안주인은 과외학생 연교 앞에서 직접 수업을 하라고 기우에게 이야기한다. 기우가 "실전은 기세야, 기세". 라며 이야기하고, 면접은 이 한마디로 합격한다. 거실에서 이야기하던 기우와 안주인은 산만하게 장난치는 아들 다송 이를 보게 된다. 다송이가 그린 그림을 본 뒤 기우가 미술선생님을 소개해 주겠다고 안주인에게 이야기한다. 미술선생님은 바로 기정이었다. 기정 역시 독특한 면접기술로 안주인에게 합격을 받는다. 이후 기정이는 미술선생님으로 근무하면서 자신의 아버지를 박사장의 운전기사로 고용하게 만든다. 기정이의 아버지 역시 대리운전을 하면서 훈련된 운전솜씨로 합격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게 된다. 저택에서 근무하고 있던 가정부가 복숭아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된 기정이와 기우가 엄마까지 가정부로 고용되게 하기 위해 작전을 짠다. 아버지까지 협력하여 가정부까지 몰아내고, 결국 가족 모두가 저택에서 근무하는 성공을 거둔다.
등장인물 분석
아버지 기택은 초반에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뭐 그런거 없냐?, 기정아 수석입학하겠다. 아들아, 아버지는 네가 자랑스럽다."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면, 유머스럽기도 하고 죄의식이 없어 보인다. 그러다가 한밤에 폭우가 쏟아지며 집이 물에 잠기게 되고, 가족모두가 비상대피소에서 잠을 자다가 기우에게 하는 말을 한다. 이 말들은 매우 무섭게 느껴진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노 플랜, 계획을 하면 절대로 계획대로 안 되거든 인생이. 여기도 봐. 여기 있는 사람들이 오늘 "떼거지로 체육관에서 잡시다." 하고 계획을 했었겠냐. 우리도 그렇고. 이래서 계획이 없어야 돼 사람은.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잘못될 일도 없고, 또 애초부터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터져도 아무 상관없는 거야".라는 이상한 말을 한다. 마지막에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결국 박사장을 죽이게 된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도망갈 곳까지 순간적으로 생각해 내는 인물이다. 기우가 민혁이 제안한 고등학생 과외 아르바이트는 보통의 인물이었다면 절대로 과외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에 받아들인다. 기우 는 보통의 학생이 아니다. 영어 과외를 무리 없이 진행할 만큼 실력도 갖고 있고, 기정이를 미술선생님으로 끌어들일 생각도 한다. 가정부에게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가정부를 쫓아내려는 계획도 세운다. 자신의 어머니를 고용하게 만들 계획까지 할 수 있는 아이디어 창고다. 기정이는 기우와 같이 머리 좋은 동생으로 나온다. 그러나 가족이 회식하며 이야기를 나눌 때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상한 반응을 보인다.
감상후기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이 하나있다. 기우 가족은 엄청난 능력자들이다. 아버지 기택은 사업을 했었고 대리운전도 잘한다. 아마 실직하기 전에는 잘 살았을 것이다. 그 정도면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경제적 능력이 있었을 것이다. 기택의 아내인 충숙 역시 해머 던지기 은메달 리스트 였다. 그런데 피자박스만 접고 있는 것이 어색해 보인다. 기우 역시 대학생이 아닌데 영어 과외까지 할 정도로 능력이 좋다. 그리고 상황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면서 진정한 능력자라고 할 수 있는 면모를 보여준다. 동생이었던 기정이는 죽음을 맞이한다. 극 중에서 가장 큰 피해자라고 생각된다. 최대한 즐기고 싶은 삶을 살지 못하게 됐고, 예전에도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을 것이다. 기택의 집에 쓰여있는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아는 모습'은 이 가족들이 행동했던 설정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아마 이것이 감독의 의도였을 것이다. 박사장 가족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다. 그래서 박사장의 가족을 망쳐버린 죄를 기정의 죽음으로 대신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극 중 에서 나온 '짜파구리'는 소고기를 넣어서 먹을 만큼 비싼 음식이 아니다. 그렇지만 상류층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표현하게 만든 '감독은 대단한 인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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